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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태어나는 베이징

 

 

 

 

멜린다 리우(Melinda Liu) / Newsweek 2007. 8. 13

 

 

 

 

후의 재건을 제외하면, 2008년 올림픽을 위한 베이징의 변모는 역사상 가장 야심차게 세계의 주요 수도를 개조한 사례가 될 것이다. 장대한 새 경기장과 수영센터의 실루엣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들이 있는 도심도 다시 방문한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개조되었다. 우거진 새 녹지, 소용돌이 모양의 고속도로들, 거대한 LED 스크린으로 뒤덮인 쇼핑 아케이드, 새 도심 금융센터와 방대하게 펼쳐진 대중교통망, 이 모든 것들이 급속히 나타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올림픽에 쫓겨 바뀌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1865~87년 오스만 남작의 파리 개조를 떠올린다. 그는 오늘날 파리를 유명하게 만든 널찍한 대로를 건설하는 등 도심을 완전히 다시 디자인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베이징의 급진적인 재건설을 보며, 히틀러가 총애한 건축가 알베르트 스피어의 웅장하나 실현되지 않은 청사진과 유사한, 전체주의 권력이 만드는 건축의 낌새를 맡는다. 그러나 알베르트 스피어 2세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역시 독일의 뛰어난 건축가인 스피어 2세는 최근 자금성에서 북쪽으로 새 올림픽 녹지대까지 8㎞에 달하는 중심가로를 재설계했다. 황제의 풍수가들이 지정한 이 가로는 수세기 동안 베이징의 심장부였다. 스피어는 자신의 설계안이, 부친이 설계한 새 베를린의 ‘과대망상적’ 설계보다 ‘훨씬 더 큼’에도 불구하고, 힘의 과시가 아니라 베이징의 전통에 대한 찬가라고 말한다.

  어떻게 그 성격을 규정하든, 베이징의 통치자들은 마오쩌둥주의자들이 오랫동안 부르주아적이라거나 서구적이라며 멀리했던 초현대적 설계를 허용하고 있다. 금기를 깨는 많은 새 건물들은 중력에 도전하는 멋진 구조물로, 중국의 젊은 건축가들은 물론 세계 정상급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일부 건축물은, 베이징 시민들이 비용을 들여가며 도시의 오래된 매력을 현대적인 현란함과 편리함에 희생시켜야 하는가 하는 전례 없는 사회적 논란을 유발하였다. “(건축가들은) 우리에게 없던, 우리가 해본 적이 없는 것들을 많이 도입했다”고 권위있는 이탈리아 건축지 도무스(Domus)의 중국판 편집자인 디자이너 펑 커루가 말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베이징에 지어진 대규모건물군이 전국적으로 건설과 엔지니어링의 새로운 표준을 촉발했다고 그녀는 말한다.

  계획대로, 이번 올림픽은 가장 최근 경제 대국이 된 중국의 대규모 성인식이 될 것이다. 그러나 후진타오 주석의 정부가 올림픽촌만 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칭화대학 건축학원의 저우 롱 교수는 정부가 ‘21세기의 피라미드들’로 역동적인 새 수도를 창조하는 일을 감독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2008년이라는 기한이 빠르게 다가옴에 따라 중앙정부조차도 철거와 건설의 뒤죽박죽된 과정을 거의 통제할 수 없는 데 있다. 기본적인 관심사는 고비용의 환경 프로젝트를 경제성장에 대한 노골적인 요구와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가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집권 공산당은 번영을 이루는 것에 그 정통성을 두어왔다. 그러나 이제 몇 년 동안 위험할 정도로 과열된 경제 속에서 건설비 지출을 억제하면서 소득을 좀더 공평하게 재분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림픽 건설 프로그램은 이런 두 가지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자체 지출을 부유한 수도에 집중하고 다른 모든 지방도 웅장한 건물들에 예산을 쓰도록 고무하기 때문이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지방을 통제함으로써 이에 대응하고 있지만 모순은 심각하다. 새로 입안된 엄격한 도시계획 관련 법률 초안에는 낭비적인 토지이용을 비롯해 범법행위를 한 부동산 회사에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올봄 건설부는 지방정부들이 한결같이 도시개발과 ‘허황된 프로젝트’만 추구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베이징을 재설계하는 대부분의 건축가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국가적 조건과 유리되어 새로운 것, 이색적인 것, 그리고 독특한 것만 추구하는’ 외국 건축가들을 ‘맹목적으로’ 고용하는 데 대하여 각 지방에 경고했다. 많은 지방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엇갈린 지시를 ‘전속력으로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역민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빈정대는 별명을 통해 알게 된다. 9만 석 규모의 미래주의적 국립 올림픽 경기장은 외부에서 서로 얽힌 보들이 육중한 격자를 이루고 있는데 ‘새 둥지’라고 불린다. 마찬가지로 놀라운 국립수상경기장은 희미하게 빛나는 반투명의 블록을 기포 포장재처럼 보이는 에너지 절약형 외장재로 감싼 형태인데 ‘물 입방체’로 알려져 있다. ‘오리 알’도 있는데, 프랑스 건축가 폴 앙드류(Paul Andreu)가 설계한 오페라 하우스로, 천안문광장 근처에 지어진 티타늄재의 알 모양 건물이다. 아마 가장 놀라운 건물은 렘 콜하스(Rem Koolhaas) 사무소가 설계한 중국 중앙텔레비전 방송국(CCTV)의 새 본사 사옥일 것이다. 두 동의 230m 짜리 L자 모양 타워가 서로 기대서 불안한 고리를 이룬 건물인데, 지역의 수다꾼들은 ‘바짓가랑이’라고 부른다.

  베이징의 외부 개장(改裝) 연한은 지났다. 1949년 홍위병이 처음 수도로 진군했을 때 마오쩌둥은 그것을 ‘굴뚝 숲’을 갖춘 공업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꿈을 꿨다. 그는 곧 이 비전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여러 해 뒤 중국에 자본주의 붐이 일자 연기를 뿜는 마오쩌둥의 공장들은 머지않아 천박한 탑 모양의 지붕을 무심코 씌운 추한 유리-크롬 사무소 고층건물들로 둘러싸였다. 결과는 엉망이었다. 오염되고 무질서하며 보기에도 흉해 결단코 세계적 수준에 미달했다. “모두 쓰레기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저우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거의 쓰레기에 가깝죠.” 

  대청소가 잘 진행되고 있으며 올림픽이 개막하는 2008년 8월 9일까지는 많은 것들이 완성될 것이다. 6개의 지하철 노선, 43㎞의 경전철, 제3 공항터미널과 활주로, 그리고 2500만㎡의 부동산 개발, 이 모든 것들이 50만 명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방문객과 100만 명으로 예상되는 중국 본토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다. 지도자들은 베이징 주변의 125㎞ 수목 띠로부터 엄격한 유럽식 차량배기가스 기준 채택에 이르기까지 ‘녹화사업’에 약 120억 달러를 책정하였다. 올해 초, 북부 2환도로를 따라 있던 허름한 저층 아파트들이 몇 주일 만에 공원, 산책길, 작은 놀이터, 가로등, 7~8m 높이의 나무들로 이루어진 2㎞의 그린벨트로 바뀌었다. 그런데 그것은 12㎢의 올림픽공원을 포함한 수많은 녹지 공간의 하나일 뿐이다.

  마오쩌둥이 아끼던 굴뚝들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수강총공사(首鋼總公司; 국영철강회사 - 역자 주)의 부지 일부가 폐쇄되고 북경초화창(北京焦化廠; 코크스 및 화학공장 - 역자 주)의 부지 1.5㎢ 전체가 인접한 허베이성(河北省)으로 이전됐다. 필사적으로 공업화를 추진한 마오쩌둥 시절 두 공장은 커다란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 공산당 지도자들은 점점 환경문제, 특히 눈이 따가울 정도로 심한 베이징의 대기오염을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줄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북경초화창의 문을 닫으면 아황산가스의 배출량이 매년 7500t 준다고 장 시원 공장장은 말한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큰 희생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희생은 그것뿐만 아니다. 베이징의 변신 속도는 쿠빌라이 칸(원 세조; 원나라 초대 황제로 그에 의해 베이징(당시 이름은 대도(大都))이 처음으로 중국의 수도가 됨 - 역자 주)이 세운 이 황성의 질서감을 더욱 희석시키고 있다. 명나라 황제들은 직선형 격자의 형태로 자금성을 짓고 그 주위를 성문과 성벽으로 둘렀다. 1949년 베이징을 장악하자마자 마오쩌둥과 러시아 고문들은 중정형 단독주택인 사합원을 공영화하고 공장을 지었으며, 성벽을 허물어 2환도로를 냈다(현재 베이징에는 여섯 개의 순환도로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베이징의 옛 모습은 아주, 아주 조금 보존되었다”고 전 베이징시 문물국(文物局) 부주임 마 즈수는 탄식한다. “무질서와 고밀도 문제는 마오쩌둥의 소련 전문가들이 세운 계획에서 시작됐다”고 도무스지의 펑씨는 말한다. “지금 정부는 갑자기 베이징을 국제도시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간 배치를 둘러싼 여러 가지 긴장과 갈등이 심해졌죠.”

  많은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와 역사적 연속성의 보존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는 것을 걱정한다. 옛 동네들이 사라지고 있다. 베이징 보존주의자들은, ‘골목’을 뜻하는 몽골말인 ‘후통’으로 알려진 매력적인 미로 같은 주거지 골목들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많은 후통들이 넓은 현대식 대로를 내기 위해 사라지고 있다.

  조각조각 기운 듯한 중심지계획 때문에 흐트러지고 뿌리 뽑힌 느낌이 드는 도시가 만들어졌다. 올림픽 시설 근처의 마을들은 모두 철거되고 우주시대 같이 보이는 건축물이 지어졌다. 근처에 들어선 마천루의 숲은 마치 도쿄나 뉴욕에서 공수해와 아무렇게나 내던져놓은 것처럼 보인다. 중국의 ‘스타건축가(starchitect)’ 주 페이는, 한쪽에는 사무실 건물만 있고 다른 쪽엔 고급주택만 있는 뿌리 뽑힌 베이징의 ‘게토(ghetto)’를 보노라면 “도시의 섬에 사는 기분”이 든다고 불평한다. 이런 접근 방식은 중국의 도시계획가들이 선호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분리적 지역지구제’의 전형이라고 상하이에 있는 건축사무소 BAU의 대표인 제임스 브리얼리(James Brearley)는 말한다. 밤에는 중심업무지구(CBD)가 텅 비고 아파트 단지에는 소매점들이 부족한 이 방식은 20세기 서구에서 한때 유행했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의 도시설계 접근방식은 “단지 한 가지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데, 그 모델은 x같이 참담한 것이죠. 이런 내 말을 인용해도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이지만, 이 모델을 지방에서 모방한 경우는 더 나쁘고 훨씬 더 조잡하다. 2급 또는 3급 도시의 시장들은 이제 모두 건설기록을 세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장시성(江西省)의 성도 난창(南昌)에서는 세계 최대의 회전식 관람차(Ferris wheel)를 만들었다. 정저우(鄭州; 인구 660만)는 ‘중국의 시카고’라는 이름을 두고 충칭(重慶; 인구 3100만)과 경쟁한다. 정저우의 관료들은 1인당 공사 크레인 수가 중국의 어느 도시보다 많다고 자랑한다. 저장성(浙江省)에서는 사오싱(紹興)시 공무원들이 새 CBD 건설을 제한하라는 중앙정부 지시에 대해 주거시설이 있는 복합 ‘상업중심’이라고 단순히 이름만 바꾸어 대응했다. 변신은 웅장하다. 텅 빈 널따란 광장(사오싱판 천안문광장), 시 계획센터(다른 것은?)가 입주하는 피라미드 모양의 빌딩, 그리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모조품으로 보이는 극장 등이 세워졌다. 저우 교수는 사오싱처럼 웅장한 오페라 하우스를 새로 지은 소도시가 이제 100개쯤 된다고 추산한다. 사오싱의 공무원들조차 그 도시에 서정적인 ‘수향(水鄕)의 분위기’를 자아냈던 고대의 운하와 곱사등 모양의 다리들을 메워버린 것을 후회한다. 시 공무원들은 이제 남은 옛 도시를 보존하려고 애쓴다.

타나고 있는 이런 유형의 도시가 후진타오 주석의 중요한 유산이 될 지도 모른다. 선임자 장쩌민의 초자본주의 정책과 대조적으로, 후진타오는 심상치 않게 벌어진 빈부 격차를 줄이고 많은 중국인들을 가난에 빠뜨린 누더기가 된 사회안전망을 고치고자 한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일을 시골 이주자들이 서비스업과 건설현장의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드는 시점에 하려 한다. 앞으로 15년 동안 도시로 유입될 3억 명에 달하는 농부들을 수용하려면 중국은 “거의 이미 있는 것만큼의 도시하부구조를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사오싱의 원도심을 설계한 호주 사무소 우드헤드(Woodhead)의 칼 트래거(Karl Traeger)는 말한다. 뿐만 아니라 좀더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전시적인 건물 그리고 비싼 호화 아파트의 끝없는 행렬은 몰려오는 노동자 군단을 수용하거나, 후진타오 주석의 ‘조화로운 사회’를 앞당기거나, 안정적 성장에 가장 큰 위협 요소가 될 고삐 풀린 건설 부문을 억제하는 데 거의 도움이 안 된다.

  중국이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제 이 나라는 올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베이징이 계획한 올림픽 볼거리의 개막으로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과연 이 수도는 (파리처럼) 아름다움과 혼을 가진 대도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스피어의 베를린 비전처럼) 억센 힘의 전시로 그칠 것인가? 중국의 최고 지도자 - 9명은 공학 교육을 받았다 - 가 약속대로 ‘인간적’ 가치를 진지하게 촉진하지 않는 한 후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