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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 잔치에 명단을 들고 온 사람

 

 

프레드 A. 번스타인(Fred A. Bernstein) / 뉴욕타임스(2004년 1월 14일자)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코네티컷대학(University of Connecticut)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 지을 미술관의 설계에 대한 발표를 막 마쳤을 때이다. 그 프로그램을 진행한 리드 크롤로프(Reed Kroloff)는 청중들에게 질문이 있는지 물었다.


한 학생이 일어나 “당신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우상이므로......”라고 말했다.


크롤로프 씨가 말을 끊었다. “나 말인가요, 아니면 프랭크 말인가요?”


크롤로프 씨는 뻔뻔스러울 만하다. 그날 (게리 씨의 발표 후) 그는 게리 씨 같은 스타에게조차 크게 느껴질 상을 주는 일을 도왔다. 그 상이란, 확대되는 그 대학 캠퍼스에 지을 간판 건물(signature building)에 대한 설계권이다(이 건물은 최소한 7천만 달러/840억원으로 발주됨.). 크롤로프 씨(43)는 그 후 몇 주 안에 12개에 달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건축가를 선정하는 일을 도왔다. 그 프로젝트들은 맨해튼에 있는 패션 기술연구원(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증축에서 오레곤주 프틀랜드(Portland)의 공중 케이블 시스템, 베리 고디(Berry Gordy)가 설립한 디트로이트 박물관인 모타운 센터(Motown Center)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크롤로프 씨는 몇 안 되는 현상설계 자문가들 중 한 사람이다. 그들은, 어떤 건축사무소가 어떤 탐나는 프로젝트를 설계할지 결정하기 위해 종종 사용되는 방식인 일종의 빵굽기 콘테스트(bake-off)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자문가들은, 건축가 선정 방식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함과 동시에 그런 관심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5년 전만 해도 지역적인 사건이었을 현상설계에 이제는 전 세계에서 수천의 응모자가 몰린다. 이런 현상의 한 이유는,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와 모뎀을 갖춘 건축가는 누구나 현상설계의 규정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롤로프 씨가 현상설계 자문가가 되는 데에는 첨단기술과 관계없는 인간관계가 도움이 되었다. 그는 2002년 4월까지 건축(Architecture)지의 편집자였고, 그 잡지가 매각되었을 때 그 자리를 사직했다. 그 후 그에게 처음 연락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마크 로빈스(Mark Robbins)이다. 그는 크롤로프 씨가 ‘건축’지의 사설에서 “건축동네의 위대한 자산 중 하나”라고 묘사한 바 있는 미술가이자 건축가이다.


그 당시 로빈슨 씨는 국가예술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에서 디자인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있었다. 거기서 그는 신규 공공 사업(New Public Works)을 창설하였는데, 그것은 현상설계를 운영하는 기관을 돕기 위해 소액의 지원금(보통 5만 달러/6천만 원 정도)을 주는 기구였다. 로빈슨 씨는, “정부가 누구에게 건물을 지으라고 7천5백만 달러/900억 원을 줄 수는 없겠지만, 더 좋은 건물을 짓는 데 75,000 달러/9천만 원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로빈슨 씨는 지원금 수혜자들에게 현상설계 자문가의 명단을 주었다. 그 명단에는 뉴 저지에 있는 프리스턴대학 건축대학의 전 학장인 랠프 러너(Ralph Lerner)와 앨버쿼크(Albuquerque)에 있는 뉴멕시코대학의 건축 및 도시계획 대학 학장인 로저 쉬런츠(Roger Schluntz)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가 그 명단에 크롤로프 씨를 추가한 후, 크롤로프 씨는 ‘신규 공공 사업’의 후원을 받는 6개의 현상설계를 운영하는 일에 고용되었다.(또한, 로빈슨 씨와 크롤로프 씨는 2002년 미 국방성에 세워질 9?11 기념관 현상설계에서 팀을 이루었다. 그 현상설계는 엔지니어군단(Army Corps of Engineers)이 후원하였다.) 2002년에 그 ‘기금’은 ‘신규 공공 사업’을 해산하였다. 그와 거의 동시에 로빈슨 씨(현재 47세)는 그 조직을 사직하고 하버드 대학의 연구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은 30개 이상의 현상설계를 통해 살아있다. 몇몇 프로젝트는 이제 겨우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신규 공공 사업’ 현상설계는, 공개 현상설계에서 지명 현상설계까지 다양한 형태를 띈다. 코네티컷에서 크롤로프 씨는 그가 적임자라고 생각한 57인의 건축가 명단을 작성했다. 거기에는 게리 씨와 자하 하디드(Zaha Hadid) 같은 스타들도 포함되었다. 그 대학의 행정가 몇 사람을 포함한 위원회에서 최종 경합자가 3명으로 좁혀졌고, 그들은 도면과 모델의 형태로 설계안을 심사위원단에게 제출하도록 지명되었다. 심사위원단에는 유명한 뉴욕 건축가인 휴 하디(Hugh Hardy), 각광받는 보스턴 건축사무소인 오피스 디에이(Office dA)의 모니카 퐁세  드 레온(Monica Ponce de Leon), 그리고 로빈슨 씨가 들어있다.


러너 씨는 면허가 있는 건축가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현상설계를 선호한다. 그는, “혁신을 장려하고 젊은 재능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명 현상설계에서는 이미 절정에 달한 건축가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네티컷 대학에서 세 명의 최종 경합자를 선정한 기준에는 건축 비용을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그에 따라, 최종 세 명 중에 게리 씨가 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크롤로프 씨 말 맡다나, 그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크롤로프 씨가 초빙하는 사람들에는, 게리 씨와 하디드 씨 같은 대가들과 뉴욕 건축사무소인 SHoP/Sharples Holden Pasquarelli와 예일의 건축과 교수인 조엘 샌더스(Joel Sanders) 같은 근대주의의 악동들이 뒤섞이곤 한다. 많은 경우 그들은 크롤로프 씨가 ‘건축’지에서 옹호했던 바로 그 건축가들이다. 그는 자신을 “두말할 것 없는 근대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상설계 자문가로서 그의 목표 중 하나는, 건축주들에게 “최첨단 건축은 그들이 걱정할만한 것이 아님”을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건축계에서 자신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주변을 살피거나 주변에 물어보아서 건축가를 선정하는 건축주들에 비할 때, 현상설계로 건축가를 선정하는 건축주들의 수는 여전히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크롤로프 씨의 힘은 대부분 현상에 초빙되는 건축가의 명단을 모으는 데서 나온다. 일단 현상설계가 시작되면, 크롤로프 씨의 역할은 마치 법정에 있는 판사의 그것과 같다. 최종 결정은 배심원들에게 달려있지만 기본 원칙을 세우고 정보의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판사는 결과에 대단한 영향을 미친다. (크롤로프 씨는 동점의 경우를 제외하면 투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어머니에게 변호사가 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어머니가 “눈이 붓도록 우셨다”고 말한 사람이 한 것이다. (크롤로프 씨에게는 세 형제가 있는데, 두 명은 변호사이고 한 명은 법대를 졸업했다.)


크롤로프 씨는 “과정을 투명하게 해서 모든 사람들이 진행상황을 알게 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했다. 코네티컷대학의 회의에서, 그는 교사가 시험 요건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건축가들에게 현상설계 요건을 설명했다. 그는 어떤 순간에, “만약 당신이 주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신을 5학년으로 내려 보내겠다.”고 게리 씨에게 말했다.


확실히, 그는 주고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날 그는 청중들에게, “포쉬 스파이스(Posh Spice; Spice Girls의 멤버였던 Victoria의 별명; 후에 축구스타 베컴(Beckham)과 결혼함.),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게리 씨의 발표 다음에 진행된) 화려한 자하 하디드의 발표를 끝냈다. 


베리 고디가 모타운 센터의 비젼을 세우는 것을 돕기 위해서, 클로로프 씨는 로스 엔젤리스에 있는 고디 씨의 집에서 스모키 로빈슨(Smokey Rovinson) 같은 모타운의 유명인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느라 하루를 보냈다. 모타운 센터의 책임자인 타냐 하이델버그 욥(Tanya Heidelberg-Yopp)은, 크롤로프 씨가 현상설계에서 건축가들을 선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설계자들에게 모타운 센터의 목표를 설명하는 일을 훌륭히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업무가 항상 매력적이지만은 않다. ‘패션 연구원’ 현상설계의 결선을 하는 동안 크롤로프 씨는 회의실에 있는 에어컨의 온도를 낮추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롤로프 씨는 자신이 관여한 ‘신규 공공 사업’ 현상설계가 실제 건물로 탄생되는 것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국가기금’의 디자인 책임자인 제프 스펙(Jeff Speck)에 의하면, 로스 엔젤리스 건축사무소인 코닝 아이젠버그(Koning Eizenberg)가 설계한 ‘신규 공공 사업’ 프로젝트인, 피츠버그의 ‘어린이 박물관’이 지난 8월부터 건축 중이다.)


그러나 착공되기 전이라도, 현상설계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크롤로프 씨는, 빡빡한 일정과 경쟁자들이 주야로 쉬지 않고 일하는 소식으로부터 자극을 받기 때문에 건축가들은 현상설계에서 자신들의 최고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현상설계에는 지역사회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건축가들은 현상설계에서 일반대중의 언어로 말하도록 요구된다.”고 말했다.


크롤로프 씨는 유명한 로마상(Prix de Rome) 수상자로서 이탈리아의 디자인 잡지들을 연구하기 위해 해외에서 6개월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8월 워싱턴에 돌아왔을 때 적어도 세 개의 새로운 현상설계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들은 어느 것도 ‘신규 공공 사업’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 그 프로그램이 소멸된 것은 “상당한 손실일 것”이라고 크롤로프 씨는 말한다.


러너 씨는 그 말에 동의했다. 그는 “국가의 가장 큰 건설자 중 하나인 연방정부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사람들이 건축을 중심에 놓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드 A. 번스타인은 많은 건축잡지에 기고하고 있다. 그는 리드 크롤로프가 재직 중일 때 ‘건축’지에 미국 국립공원의 근대주의(modernist) 건축에 대한 기사를 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