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구도심 거주문제의 현황과 과제

찾기 l English 
저널 l 한국 도시 

한필원 / 한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이 글은 1999년 1월 19일, 충남대학교 지역개발연구소 및 대전도시건축연구원 주최로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도시건축 포럼; 도심활성화, 새로운 천년의 모색'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글을 정리한 것이다.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1988년부터 시작된 둔산지구의 개발로 그간 도시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온 대전의 구도심은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대전 구도심에 자리잡았던 업무기능 중 많은 부분이 이미 둔산지구로 이전되었으며, 거주기능도 상당부분 이탈된 상태이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심화될 전망이며, 따라서 구도심의 물리적, 사회경제적 거주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구도심의 쇠퇴는 도심에서 거주기능이 업무기능에 밀려나는 일반적인 대도시의 공동화 현상과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요컨대, 기존의 도심을 대체하는 신도심이 단기간 내에 형성됨에 따라서 구도심의 업무기능과 거주기능이 동반하여 이탈하는 것이 대전 구도심 거주문제의 특징이다. 따라서 대전 구도심의 거주문제를 이해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도시문제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라 문제를 야기한 원인의 특수성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곧, 대전 구도심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도시건축적 현상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배경에서, 연구자는 대전 구도심의 도시건축적 상황을 주거건축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목적과 방법

이 논문은 대전 구도심의 거주환경의 현황을 조사, 분석하고 거주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의 방법으로는 먼저 대전 구도심에 관련된 통계자료 등 문헌조사를 통하여 거주상황의 시간적 변화추이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대전 구도심의 거주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하여 일본 關西지방 대도시들과 통계수치를 비교분석하였다. 여기서는 그리고 구도심 전 지역의 현지조사를 통하여 건물과 외부공간을 figure-ground 방식으로 표시한 건축지도를 작성함으로써 구도심의 도시건축적 특성을 파악하고 분석하였다. 또한 이 지도를 바탕으로 구도심 주거건축의 유형을 분석하였다. 이 건축지도에는 건축물의 구조방식과 현황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1) 그리고 이러한 조사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대전 구도심의 거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방향을 결론으로 제시하였다.

 

2. 도심거주의 문제와 주거건축

2-1 도심의 의미

2-1-1 도심의 기능과 도심성
도심의 기능은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① 상업, 업무, 행정, 정보 등 중추관리 기능
② 교통의 요충, 토지의 고도 이용, 오락·식음시설의 집적, 3차 산업의 집중, 고도의 도시적 서비스
도심성은 다음의 두 가지 성격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는 도심 거주문제의 성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① 업무의 중심 : 대전 구도심의 경우, 이 성격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② 시민생활의 중심 : 대전 구도심의 경우, 기존의 이 성격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2-1-2 대전 구도심의 정의
대전의 구도심은 대전천을 가로지르는 '대전역 - 충남도청'의 동서축을 중심으로 조성되었다. 그리고 이 축, 곧 길이 1.1km, 폭 30m의 중앙로를 중심으로 정방형에 가까운 구도심 권역이 설정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동쪽으로 경부선 철로, 서쪽으로 도청 앞의 명정로, 북쪽으로 우암로, 남쪽으로 대흥로 까지를 구도심으로 본다. 단, 통계처리에서는 편의상 이같은 구도심의 공간 범위를 포함하는 중구의 은행동, 선화 1,2,3동, 대흥 1,2,3동 그리고 동구의 정동, 삼성 1동, 중동, 원동 등 11개 법정동 약 406ha를 구도심으로 산정한다. 1989년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대전시는 행정구역 537.25km2(현재는 539.87km2), 1998년말 현재 인구 135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하였다. 근대도시로 도시의 공간적 틀이 갖추어진 이후 거대도시로 자리잡은 1980년대에 말에 이르기까지 대전은 도시면적의 0.75%에 불과한 구도심에 대한 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도시였다. 그동안 구도심은 도시 전체의 핵 역할을 해온 것이다.2)

2-2 도심거주의 필요성과 문제

2-2-1 도심 거주의 필요성
도심에 거주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불리하나, 문화성 높은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도심의 활기, 자립성, 커뮤니티, 정체성 등은 거주자 없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도심거주는 도시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도시활동의 활성화에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다음은 巽 和夫가 제시한 도심거주 추진의 논거들이다.3) ①거주입지 한정 계층의 존재, ②도시구조의 경제성, ③자치체의 존립, ④커뮤니티의 존속, ⑤도시 사회자본의 유효한 활용, ⑥생활문화의 계승, 창출, ⑦inner city 문제의 예방, ⑧방범, 방재 기능의 유지, ⑨인구구성의 균형 유지, ⑩도시기능의 균형 유지, ⑪거주 편리성의 유지, ⑫도시내 거주의 쾌적성 향유, ⑬신거주입지 제한 계층의 출현, ⑭맞벌이 부부의 편리성, ⑮직주근접에 의한 통근부담 경감.
이들 논거들은 대체로 대전의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2-2-2 대도시 거주문제의 세 측면4)
1) 도시주거의 쇠퇴 : 도시주거 쇠퇴의 원인은 도시마다 다르므로 각 도시 특유의 원인을 구명하여야 한다. 70년대 대도시들에서는 도시인구가 감소하고 시가지가 황폐화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東京의 경우, 도심에서 상업, 업무 용도의 건축수요가 급등함에 따라 지가가 앙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의 신규건설이 어려워지고 기존 주택은 거주기능이 저해되게 되었다. 대전의 경우, 둔산 신도심의 개발에 따른 구도심 기능의 이동에 따른 구도심 쇠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 대도시 중견 근로자 거주의 遠郊化 : 도심부에 인구를 정착시켜 유동층과 정주층, 주야간 인구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도심의 인구 정착 상황을 비교하기 위하여 약 6,000ha의 도심 면적에 대한 추정인구를 비교해보면, Manhattan 약 150만인, 東京 약 60만인, 대전 약 65만이다.5) 도심부를 포함하는 inner city에 저, 중소득층에 적합한 affordable house 공급이 현재 대도시 거주정책의 과제이다.
3) 매력적인 도심거주의 창출 : 職, 住, 遊, 學이 근접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학교시설 등 교육여건이 주거지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전 구도심에서도 여러 연령층을 고려한 새로운 도시형 주거를 개발하고 주거, 상업, 업무, 문화의 복합에 의한 立體街區를 구성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1) 1748년 Giambattista Nolli는 figure-ground의 방법으로 로마의 지도를 작성하였다. 그같은 수법의 지도는 도시와 건축의 관련성이나 건물유형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이 논문의 본문 중 ( )의 세 자리 숫자는 본 연구자가 작성한 '대전 구도심 건축지도' 상의 위치 및 해당 건물의 사진번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인터넷 http//ata.hannam.ac.kr/cities/hck/tj-cbd/tj-cbd.htm'에서 볼 수 있다.

2) 도로체계 또한 도심지향적인 방사상 패턴으로 구성되어 구도심 지역에는 5거리가 유독 많다.

3) 都心居住硏究會(巽 和夫), 都心居住の構造(1)(2) -關西大都市の比較硏究-, 住宅總合硏究財團, 1993 참조

4) Ibid., pp.6~7 참조

5) 대전 구도심은 1996년의 인구를 바탕으로 산정하였다.

계속▶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