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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근 · 현대 건축의 개관  

 

  충남의 20여 곳에는 주목할만한 근대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근대건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성당건축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서산시의 해미읍성과 공주시의 황새바위 성지와 같은 순교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충남 지역은 천주교가 전래된 초기에 포교가 활발히 일어났던 곳이다. 따라서 충남지방의 근대건축으로서는 다른 건물 유형보다 성당건물이 많이 남아있다. 이 지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당건물은 1906년 준공된 부여군의 금사리성당이다. 이를 비롯하여 20세기 초에 건립된 충남의 근대 성당건축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건축적 가치도 큰 경우가 많다. 특히 서산시의 상홍리공소는 한옥의 구법으로 서양 고딕성당의 어휘들을 구현한 예로서 건축적으로 매우 흥미있는 자산이다. 상홍리공소는 1920년 건립된 이래 오늘까지 본래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역사적 의의를 갖는 건물이다.

  충남에서 특히 근대건축물을 많이 볼 수 있는 도시는 논산시 강경읍이다. 금강 하류를 끼고 있어서 서해와 육로를 이어주는 교통조건을 갖춘 강경은 일제시대의 중요한 상업도시답게 업무 및 상업용도의 근대건축물들을 다수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강경의 많은 근대건물들이 사라졌고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에서 보듯이 남은 건물들도 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 강경은 근대도시의 면모를 상실해가고 있다. 사실, 충남지역의 근대건축은 최근 10년 사이에 급속히 파괴되어왔다. 따라서 예산군, 청양군 등지에 존재하던 학교와 공공시설 등 적지 않은 근대건물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1922년에 준공된 충청은행 예산지점 건물이 아직도 금융기관 본래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하겠다.

  충남 지역에서는 주로 박물관, 학교 등 공공시설이나 종교시설들이 수준 높은 현대건축으로 지어져왔다. 반면, 현대의 경제생활에 필요한 업무시설이나 상업시설로서 건축적 수준이 높은 건물은 드문 실정이다. 또한 좋은 현대건물들이 도시보다는 교외나 농촌지역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도시들에서 도시건축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현대건축물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에 반해, 1990년대 후반에 아산시와 천안시에 새로운 개념의 공장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근래에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민현식이 설계한 신도리코 아산공장이 그 대표적 예이다. 이러한 건물들은 공장이라는 건물유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줄 정도로 큰 의미를 갖는 현대건축이다.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와 공주 등 충남의 역사도시에는 박물관 및 관련 기능을 담는 현대건축물들이 세워져왔다. 우리 나라 현대건축의 선구자 중 한 분인 이희태가 설계한 공주박물관과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인 김수근의 부여문화재연구소(옛 부여박물관) 등이 그러한 건축물들이다. 이같은 건축은 역사도시의 유물들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장소로서는 물론 도시의 건축적 수준과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역사적 장소와 함께 근대건축물도 여럿 가지고 있는 공주시는 시간적 연속성을 간직한 역사도시로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일제시대에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부여읍에 별다른 근대건축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충남의 입지조건에 따라, 이 지역에는 1980년대 이래 수도권대학의 캠퍼스들이 속속 자리잡게 되었다. 이는 수도권 인구분산 정책에 따른 것으로, 아산시, 천안시, 그리고 연기군에 여러 대학의 캠퍼스들이 건설되었고 그 안에 지어진 도서관 등의 건물들은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충남지역에서 대학 캠퍼스는 현대건축이 가장 활발히 실현된 장소이며, 그것이 위치한 도시를 활기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대체로 충남에서는 근·현대건축이 아산시와 천안시 등지에 편중되어 있다. 한편, 홍성군과 청양군은 일정한 수준의 근·현대건축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근·현대건축의 불모지이다. 이들 지역에 근대건축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변변한 근대건축물들은 이제 거의 다 파괴된 상태이다. 또한 이들 지역에는 입지 조건과 사회경제적 조건의 불리함으로 인해서 수준 높은 현대 건물들이 지어지지 못했다. 충남에서는 이렇게 건축활동의 지역적 편중성이 나타나고 있는데, 역설적이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충남은 앞으로 건축가들의 작품이 활발히 지어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