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일본 전통 주거문화의 배경 1) 자연환경 일본의 주택과 주거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기후조건을 알아야 한다. 특히 일본 열도는 남부와 북부의 기후차가 크므로 일본의 주거는 지역의 풍토와 밀접히 관련된다. 남부지방의 기후는 '고온 다습'한 것이 특징으로 주택에서 난방방식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북부지방의 주택에서는 고다쯔나 이로리 등의 난로로 난방을 한다. 일본 주택의 실 바닥에는 보온이 되는 '다다미'를 깔았다.
비교적 온난한 지방이 많은 일본에서는 겨울보다도 여름철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요시다겐꼬 법사(吉田兼好 法師; 1283?~1350?)의 '쯔레즈레구사(徒然草)'를 보면, '주택을 만들려고 할 때는 여름을 우선 생각할지어다. 겨울에는 어느 곳에서도 살 수 있다. 더위에 적합치 않은 주거는 참기 어려우니......' 라는 말이 나온다.3) 이는 주거를 형성하는 데 여름철의 기후가 중요한 고려사항이었음을 암시해준다. 이에 따라 일본사람들은 개방적이고 통풍이 잘되는 주택을 추구하였으며, 일본주택의 실내는 온화한 외기와 소통이 되도록 열린 공간으로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벽체를 제거할 수 있는 목구조방식을 사용하였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내가 개방적으로 구성되므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주거영역을 외부와 차단하는 높은 담과 생울타리를 사용한다.
<
사진 5.1, 5.2> 고다쯔(좌)와 이로리(우)
일본은 겨울철에 강설량이 많다. 도야마(富山) 등 산간지방은 매년 3m 정도의 강설량을 기록할 정도이다. 지붕에 눈이 쌓이지 않고 잘 흘러내리도록 하기 위하여는 지붕의 구배를 급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후현(岐阜縣) 白川鄕, 庄川의 상류, 도야마현의 고까야마(五箇山) 지방 등 산지의 주택에는 새를 재료로 사용한 급구배의 큰 지붕형식인 갓쇼즈꾸리(合掌造り; がっしょうづくり)가 사용된다. 이 갓쇼즈꾸리에는 너른 지붕공간이 생기는데 이는 양잠이나 수납공간으로 사용된다.
2) 사회제도와 관습
일본 고대사회는 도성에 거주한 귀족이 이끌어갔으며, 그들은 침전조(寢殿造)라는 주택형식을 성립시켰다. 중세에는 귀족을 대신하여 무가(武家)가 정권을 잡는데, 일본의 봉건시대는 가마꾸라(鎌倉)시대부터 에도(江戶)시대에 이르는 이른바 무가시대(武家時代)가 중심을 이룬다.
일본의 전통 주거문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가들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마꾸라시대에는 중국으로부터 선종(禪宗) 문화가 도입되어 무가의 정신적인 기반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선승(禪僧)들의 생활양식은 무가의 생활에 적잖이 침투하게 된다. 선종의 방장(方丈; 호조), 정원, 차를 마시는 습관, 접객(接客)의 방식, 족자와 문구류 등 그 이전의 주거에서는 없었던 요소들이 점차 도입되게 된다. 이에 따라 고대 귀족들의 침전조형식은 조금씩 변하게 되었고, 무가사회가 확립되고 그 격식과 위엄을 나타내는 접객법과 일상생활이 관례적으로 됨에 따라 서원조(書院造)가 정형화되게 된다.4)
특히 다도(茶道)를 중시하며 차를 마시는 습관은 일본 전통주택에서 다실(茶室; 쨔시쯔)이라는 독특한 시설을 낳았다. 다도를 행하는 시설인 다실은 중세말부터 근세초에 걸쳐 완성되었다. 무가사회에서 다도가 접객의 중요한 요소가 됨에 따라서 다실이 무가주택의 중요한 시설이 되었고, 다실은 자시끼에 연결하여 건설되거나 무사들의 별저(別邸)인 시모야시끼(下屋敷)에 자연적인 재료를 그대로 사용해서 초암풍(草庵風)으로 지어졌다. 다실은 점차 쬬닌(町人), 곧 상인과 직공들의 주거와 상류 농민계층의 주거에도 확산되어갔다.
무가시대에는 쇼군(將軍)으로 불리는 상류계급과 사농공상(士農工商)의 하류계급이 대립을 하며 전개된다. 이러한 상, 하층계급의 대립과 차이는 주택에서 면적과 건축형식의 차이로 나타난다. 예로서, 대문을 겸한 나가야(長屋)인 나가야몬(長屋門)은 300석(石) 이상의 녹봉을 받는 무사에게만 허용되었다. 그러나, 법규의 제약으로 인하여 주택의 차이가 외관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다만 상류계급은 미의식을 표출할 수 있는 차노마(茶の間)에 많은 투자를 하고 꾸미는 경향이 있다. 무가주택도 계급 또는 녹봉에 따라 위로는 다이묘(大名) 곧 영주의 저택에서부터 아래로는 최하급 무사인 아시가루(足輕)의 주택에 이르기까지 부지의 면적과 건축형식에 상세하고도 엄격한 차별이 있었다.
이같은 배경 아래서 일본의 전통 주생활, 특히 상류주거에서는 의식(儀式)을 행하고 공식적으로 손님을 접대하는 의식공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쇼군(將軍)주택과 같은 상류주택에서는 별동으로 손님접대 공간이 설치되기도 하며, 민가에서는 보통 데이(出居) 또는 자시끼(座敷), 차노마(茶の間) 등으로 불리는 공간에서 격식을 갖춘 손님접대의 행위가 일어난다. 접객공간에서 사회적 접촉이 일어남으로써 주택은 사회와 관련된다.
자시끼로 통칭되는 의식 또는 접객공간은 일상생활공간과 구분되어 주택구성의 전면에 설치된다. 그리고, 그곳에는 신앙심과 상징성을 나타내는 공간요소가 설치되며 장식적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자시끼의 한 면을 장식하는 도꼬노마(床の間)는 방의 바닥을 높게 만들어 벽과 바닥을 장식물로 꾸민 장소인데, 본래 서원조에서 도입된 주거공간 구성요소인 도꼬노마는 일본주택에서 상징성을 갖는 특징적인 요소이다. 도꼬노마와 같이 실의 기능에 부합되는 장치를 붙박이로 설치한 것을 자시끼가자리(座敷飾り)라고 한다. 중세 후반, 무로마찌(室町)시대에 와서 이것이 필요하게 된 것은, 중국에서 가져온 서적, 불화(佛畵) 등의 족자, 문구, 다기(茶器) 등을 자시끼에 진열하고 감상하는 풍습이 정착하였기 때문이다. 그밖에 민가에 설치되는 상징적 요소로는 신을 모시는 제단인 가미다나(神棚)와 조상의 신위를 모시는 부쯔단(佛壇)이 있다.
<사진 5.3> 부쯔단
5-2-2 일본 주택의 형태
1) 평면구성
일본의 주택은 일반적으로 목조주택이며 따라서 그 평면구성의 기준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간격인 간(間; 켄)이다. 간의 칫수는 시대 또는 건물에 따라, 심지어는 같은 건물 내에서도 일정하지 않다. 가마꾸라시대에는 8척(尺), 무로마찌(室町)시대에는 7척, 그 이후에는 6.6~6.3척으로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5) 이 짧은 간의 칫수는 0.9m x 1.8m 크기의 다다미가 길이방향으로 놓일 수 있는 칫수이다.
대체로 주택의 전면은 의식공간, 후면은 일상생활공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공간은 쇼지(障子), 곧 맹장지로 구분된다. 실의 구획이 좀더 뚜렷해지는 중세부터 기둥은 창호의 설치가 용이하도록 원주보다 각주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실에는 다다미가 깔리는데, 다다미의 규격은 실의 크기를 나타내는 기준이 되며 주택의 구성하는 모듈(기준척도)이 된다.
2) 지붕의 종류
① 입모옥조(入母屋造; いりもやづくり) : 우리나라의 팔작지붕과 유사한 형태이다.
② 기동조(寄棟造; よせむねづくり) : 우리나라의 우진각지붕과 유사한 형태이다.
③ 절처조(切妻造; きりつまづくり) : 우리나라의 맞배지붕과 유사한 형태이다.
<그림 5.7> 일본주택의 지붕형태
(자료; 古江亮仁, みんなのみんかえん, くらしの窓新聞社, 1982, p.63)
지붕의 재료로는 새, 밀짚, 볏짚, 노송 또는 삼목의 껍질, 널판, 기와, 동판, 돌 등이 쓰였다. 재료에 따라 지붕의 구배, 바탕 등이 결정된다. 새지붕은 구배가 45°이상으로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구배가 급하게 처리된다. 널빤지붕은 얇은 삼나무 또는 노송의 판을 겹쳐서 잇는 것으로 나무와 돌을 올려 눌러놓은 지붕을 고께라부끼( 葺)라고 한다. 무가주택에서는 보통 기와지붕이 쓰였다.
2)
진입방식에 따른 분류① 처입형(妻入型) : 박공벽쪽에서 진입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평입형보다 오래된 형식으로 생각된다.
② 평입형(平入型) : 지붕의 길이방향으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
자료; 古江亮仁, みんなのみんかえん, くらしの窓新聞社, 1982, p.62)
5-2-3
일본 전통주택의 유형1)
민가일본에서는 궁중 귀족인 공가(公家)와 무사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주택을 민가라고 통칭할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겠지만, 일본에서도 민가는 지역의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궁리를 발전시켜온 서민들의 지혜를 담고 있다.
일본의 전통민가는, 중정을 갖는 한옥이나 사합원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건물 밖으로 정원을 둔다. 따라서 건물과 마당의 관계가 그리 다양하게 형성되지는 않는다. 민가 건물은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평면형이 분포하나 크게 히로마형(廣間型)과 다노지형(田の字型)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히로마형은 히로마(廣間)를 중심으로 여러 실들이 주위에 배치되는 평면형이다. 히로마의 안쪽으로 난도(納戶), 곧 침실과 자시끼가 배열된다. 히로마형 민가는 히로마에 설치한 이로리로 난방을 한다. 히로마형은 한랭한 동북(東北) 북륙(北陸)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다노지형은 전자(田字)의 형태로 실들이 사분할되어 배열되는 평면형이다. 전자형은 주로 온난한 지역에 분포한다. 일본의 민가유형은 대체로 히로마형에서 다노지형으로 점차 분화ㆍ발전된 것으로 생각된다.
N-네마/취침공간, Z-자시끼/접객공간, D-다이도꼬로/식사, 가사공간, J-히로마, 나까노마, 차노마/가족의 공적 공간, O-데이/손님을 포함한 공적 공간, M-마야/가축공간, W-니와/옥내작업공간
<
그림 5.9> 일본 민가형의 지리적 분포 (자료; )
2) 상류주택
일본 전통사회 상류계급의 대표적인 주택유형으로 침전조(寢殿造; 신덴즈꾸리)와 서원조(書院造; 쇼인즈꾸리)를 들 수 있다.
①
침전조(寢殿造; しんでんつ"くり) 침전조는 헤이안(平安)시대에 형성된 일본 고대 및 중세의 상류계층 주택형식이다. 현존하는 침전조의 건물은 없으나, 당시를 묘사한 에마끼(會卷), 곧 두루마리 그림 등을 통해 침전조의 구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침전조에서는 주인 부부가 거처하는 본채인 침전을 대략 부지의 중앙에, 정원과 그 남쪽의 연못에 면하여 남향으로 둔다. 이 정원은 각종 의식 또는 연회의 장소이다. 침전의 동, 서, 북쪽에 각각 대옥(對屋; 다이노야)을 배치하고 서로 복도(渡殿)로 연결한 형식이다. 대옥에는 딸과 사위가 거처한다. 대옥으로부터는 중문랑(中門廊; 쮸몬로)이 뻣어나와서 연못 쪽에 설치된 조전(釣殿; 쯔리도노) 및 천전(泉殿; 이즈미도노)과 연결된다. 이밖에도 우차(牛車)를 넣는 차숙(車宿; 구루마야도리)과 시소(侍所) 등을 두었다. 고대 일본의 귀족계급 사이에는 데릴사위제가 일반적이었으며 침전조는 그러한 결혼형식에 부합되는 주택형식이다.6)침전은 모야(身舍)와 히사시(庇)로 구성되는데 남쪽에 구성되는 미나미비사시(南庇)는 손님접대에, 북쪽의 기따비사시(北庇)는 일상생활공간으로 쓰인다. 실들을 침실로 사용할 경우 이외에는 '일실(一室) 공간'을 이루며, 병풍, 가베시로(壁代) 등으로 공간이 나뉘어 사용된다. 이 침전은 외주부의 문을 개방하면 주택 내부가 하나로 통하는 공간이 될뿐더러 외부공간과도 관통된다. 따라서 일상적으로 실들 사이의 프라이버시는 부족했었다. 기따비사시는 중세에 다시 창호에 의해 분화되어 사적인 공간으로 구성된다.
초기에는 바닥의 일부에만 다다미가 깔렸으나 점차 실의 모든 면이 다다미로 깔리게 된다. 그림 5.13에서 보는 것처럼, 침전조의 구성은 초기에 좌우대칭을 추구했으나 점차 대칭적인 배치가 사라지며 단순하고 실용적으로 변모된다. 침전조는 중세말에 서원조(書院造)로 발전된다.
<그림 5.12> 고대(古代) 침전의 내부
(자료; 稻葉和也 등, 日本人の住まい; 住居と生活の歷史, 彰國社, 1991, p.36)
②
서원조(書院造; しょいんづくり)서원조는 무로마찌시대에 형성되기 시작하여 근세초기에 확립된 상류주택 양식으로, 무가(武家)주택을 이룬 주택형식이다. 무로마찌시대에는 침전조의 구성 중 전면의 의식공간보다 후면의 일상생활공간이 중시되어 여러 가지 자시끼가 만들어지는데, 도꼬노마의 원형인 오시이따(押板), 찌가이다나의 원형인 다나(棚), 쇼인(書院)7) 등이 생겨났다. 서원조에서는 이같은 장식적인 붙박이 장치, 곧 자시끼가자리가 하나의 자시끼에 일정하게 배열된다. 그림 5.14에서 보듯이, 서원조는 자시끼의 정면에 도꼬노마와 찌가이다나(違い棚)를 나란히 설치하고 양측면에는 쯔께쇼인(付書院)과 쬬다이가마에(帳台構え)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바닥 전체에 다다미가 깔렸고, 천장은 우물천장 곧 격자천장으로 하였다. 또한, 신분이 높은 사람을 접대하기 위해 죠단가마에(上段構え)라 하여 가마찌 높이만큼 다다미바닥을 올렸다. 그밖에도, 창문에는 아마도(雨戶)라 불리는 널판 덧문을 설치하여 밤이나 궂은 날씨에 대비하였다.
바닥을 높여 조성한 도꼬노마에는 불화를 걸고, 높이가 다른 선반을 설치한 찌가이다나에는 족자와 다기(茶器) 등을 진열한다. 쯔께쇼인은 실의 일부를 밝은 엔가와(緣側), 곧 쪽마루쪽으로 돌출시켜 맹장지를 설치한 서재이다. 난도가마에(納戶構え) 또는 쬬다이가마에는 난도, 곧 침실의 입구로서 신변의 안전과 귀중품의 수납을 위해 문턱을 올리고 윗미닫이틀을 내리며 안쪽으로 자물쇠를 채운다. 원래 문턱은 침실 바닥에 깐 짚이 나오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후에는 이러한 입구형식이 히로마(廣間)의 장식이 되었다.8)
서원조는 무가사회에만 허용된 주거형식이었으나, 점차 경제력있는 상인과 재향(在鄕)의 명주(名主)계층의 주거로도 채용되게 되었다. 서원의 여러 요소들은 정형화되어 오늘날 보는 화풍(和風) 주택의 평면과 의장에 유지되고 있다.
<그림 5.14> 서원조의 내부
(자료; 稻葉和也 등, 日本人の住まい; 住居と生活の歷史, 彰國社, 1991, p.72)
3) 도시주택
① 마찌야(町家)
일본의 전통 도시주택은 마찌야(町家)로 대변된다. 마찌야는 공공의 도로에 면하여 미세(店), 곧 상점 기능과 주거기능을 가진 도시주택을 말한다. 마찌야는 헤이안(平安)시대에 성립되었고, 중세 및 근세에 발달한 일본 도시주택의 유형이다. 쬬닌(町人)이라는 상인과 직공들이 도시 안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는 것은 궁실(宮室)이 있는 도성이 도시로 자리잡은 헤이안꾜(平安京; 현재의 교또)부터이다. 쬬닌의 주거가 마찌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점차 지방의 도시로 확산되었다.9) 근세에 주거지의 밀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마찌야는 좁고 긴 대지에 의해 규정된 2층의 도시주거 유형으로 발전하였다.
마찌야는 인접 주택과 벽을 공유하지는 않으며, 2층 난간 높이까지 담을 두르고 그 내부에 최대한 건물을 세워 거기에 적당한 니와(庭), 곧 마당을 도려낸 형태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마찌야는 외부에 대해서 폐쇄적이다. 도로에 면해서는 격자창(格子窓)를 형성하고, 전면(全面) 개방된 창은 이 격자에 의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다. 2층의 전면은 다양한 창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1층을 중심으로 마찌야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미세(店) : 도마(土間), 이따노마(板の間; 마루방) 또는 다다미방으로 구성된다. 메이지(明治) 시대 이후의 도시화과정에 따라 마찌야는 상점공간이 없어지고 주거기능 중심의 주택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이 때, 미세 대신에 부지 전면의 반이 외부에서 격자창으로 보이는 거실로 구성된다.
- 나까노마(中の間) : 4조(疊; 다다미)반 또는 6조의 이마(居間), 오시이레(押入), 곧 벽장, 계단으로 구성된다.
- 다이도꼬로(台所) 또는 서비스공간 : 부엌의 용도이다..
- 자시끼(座敷) : 도꼬노마(床の間)를 가지고 있으며, 엔(緣; 쪽마루)으로 니와(庭)로 연결된다.
- 도오리도마(通り土間), 도오리니와 : 전면 출입구에서 안쪽의 니와로 연결되는 통로이다. 이 요소는 이미 헤이안시대에 성립되었다.
- 니와(庭) : 중정.
- 시고또바(仕事場) 또는 창고나 별채 : 부지의 안쪽에 위치한 작업공간이다.
현재도 도꾜와 교또 등 역사도시에서 마찌야와 그 주거지를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일본의 일반적인 상점에서 보이는 주거겸용의 소규모 상점은 원래 이 마찌야의 계보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래에 많은 마찌야들이 철근콘크리트의 고층건물로 재개발되고 있다. 마찌야는 도시에 따라 평면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 여기서는 도꾜의 마찌야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공간구성을 살펴본다.
마찌야의 전형적인 평면은, 앞길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도오리니와를 한 쪽에 두고, 실을 한 열 또는 두 열로 나열한 형식이다. 이를 도오리도마(通り土間)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형식의 마찌야는 일본의 전역에서 발견된다. 단, 도꾜의 마찌야는 미세의 정면이 모두 도로에 면해 개방되어 있어서, 교또나 오사까 등지에서 보이는 격자창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도꾜의 마찌야는 주택 전면이 좁고 전면 전체가 미세, 곧 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의 주택에서 많이 보이는 이 형식을 젠도마(前土間)형식이라고 한다. 이 형식은 안쪽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없기 때문에 뒤쪽에 자시끼, 시고또바 등을 두지 못한다. 따라서 미세, 나까노마, 다이도꼬로만으로 간단히 구성된다. 젠도마형식은 이차대전 전까지 도꾜 서민주택의 기본적 구성이었다.
젠도마형식의 마찌야가 연결되어 나가야식(長屋式)으로 구성되는 형식도 있다. 이 나가야식 마찌야는 인동(隣棟) 간격이 절약되어 고밀의 주거지에 적합한 유형이다. 이 유형은 시대가 내려올수록 증가한다.
<사진 5.5> 교또의 마찌야
② 나가야(長屋)
몇 개의 소규모 단위주택이 횡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주택형식으로, 후면에는 공유하는 우라니와(裏庭; 뒷뜰)를 갖는다. 이는 근세의 에도시대에 성립되어 2차대전 전까지 도꾜 서민의 일반적인 주거로 자리잡아왔다. 에도에서 쬬닌의 7~80%는 나가야에서 살았다고 한다.10)
<그림 5.16> 나가야의 배치
5-2-4 일본 전통 주거공간의 이용패턴
1) 니와(중정)의 이용
중정의 사용방법은 생활양식과 관련된다. 특히, 실내에서 신을 벗는 관습의 유무와 관련된다. 신을 벗는 관습을 가진 일본에서는 중정이 주로 '보는 정원'이다. 실내는 열린 공간(airy space)을 형성하며 중정은 완전히 실내의 연장으로서 생각된다. 또한 중정은 '인공적 자연'으로 조성된다. 이것이 일본 정원의 기본적 성격이다. 중정을 외부의 거실로서 즐기는 습관은 부족하다. 실내외 공간의 연결요소(또는 동선공간)로는 처마, 쪽마루(椽), 수원(袖垣; 낮은 담장) 등이 설치된다. 그리고 실과 이들 요소 사이에는 명장지(明障子)가 설치된다.
2) 민가의 주생활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달리 실의 위치, 명칭, 기능 등이 지역에 따라 또는 주택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본주택의 주생활 패턴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자형(田の字型)에서는 전형적인 실의 이용패턴이 나타나므로 그것을 설명하기로 한다.(그림 5.11 참조)
전자형 민가에서는 광간형에서와 달리 손님을 접대하는 등 마을생활이 일어나는 공간(出居; 데이)과 가족생활이 일어나는 공간(台所; 다이도꼬로)이 구별된다.
① 도마(土間) : 작업, 가사, 취사를 하는 장소로 친한 마을사람들을 접대하는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② 데이(出居) : 손님을 접대하는 공간(接客空間)이다. 관혼상제의 경우 자시끼(座敷)와 연결하여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두 실을 연결해서 쓰는 것을 쯔즈끼마(續間)라고 한다.
③ 다이도꼬로(台所) : 식사, 단란 등이 행해지는 가족의 일상적인 거주공간이다. 손님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고다쯔(火 )가 설치된다.
④ 헤야(난도) : 침실공간으로 수납공간화되기도 한다. 개인적인 공간이므로 설비나 장식의 수준이 낮다.
⑤ 자시끼(座敷) : 의식(儀式)공간이다. 서쪽 또는 북쪽에 상징적인 장소인 도꼬노마(床の間)가 설치된다.
*
참고문헌 ① 손세관, 북경의 주택, 열화당, 1995② 한필원, 중국 北京 四合院의 공간구성 특성, 대한건축학회논문집 13권 11호 통권109호, 1997. 11
③ 한필원, 중국 土樓의 건축적 특성 - 단위주거의 공간구성 유형을 중심으로 -, 대한건축학회논문집 15권 11호 통권133호, 1999. 11
④ 陸翔, 王其明, 北京四合院, 中國建築工業出版社, 1996
⑤ 林嘉書, 土樓與中國傳統文化, 上海人民出版社, 1995
⑥ 苗冠峰, 淸小式建築, 北京工業大學出版社, 1995
⑦ 老房子 福建民居(上, 下), 江蘇美術出版社, 1996
⑧ 古江亮仁, みんなのみんかえん, くらしの窓新聞社, 1982
⑨ 稻葉和也 등, 日本人の住まい; 住居と生活の歷史, 彰國社, 1991
⑩ 西和夫 등(이무희 등 역), 일본건축사, 세진사, 1995
⑪ 陳內秀信 등, 東京の町を讀む, 相模選書, 1981
⑫ 太田博太郞(박언곤 역), 일본건축사, 발언, 1994
⑬ Housing Study Group, 日本と韓國の住居の近代化過程の比較考察 -住樣式の持續と變容-, 住宅建築硏究所, 1987
* 추천자료
이 장의 내용은 다음의 인터넷 사이트에 제시된 해당 주택의 슬라이드를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3) 西和夫 등(이무희 등 역), 일본건축사, 세진사, 1995, p.82
4) 稻葉和也 등, 日本人の住まい; 住居と生活の歷史, 彰國社, 1991, pp.39, 71
5) 위의 책, p.43
6) 중세 이후, 부부와 집안의 대를 잇는 아들 가족으로 이루어지는 직계, 확대가족이 일반화된다.(稻葉和也 등, 日本人の住まい 住居と生活の歷史, 彰國社, 1991, p.49)
7) 쇼인이란 문자 그대로 '글쓰는 곳'을 의미하는데 선종 대승(大僧)의 거주영역에서 공부와 대화를 위해 사용되었던 구석방에 붙여졌던 이름이다. 西和夫 등(이무희 등 역), 앞의 책, p.126
8) 稻葉和也 등, 앞의 책, p.51
9) 위의 책, p.31
10) 위의 책, p.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