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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건축소식 


 

 

 

 기를 연결하다(Connecting the Centuries)

 

 

 

일레인 루이(Elaine Louie)

뉴욕타임스 2012년 5월 2일자

 

 

 

(출처: 계간 한옥문화 2012년 여름호)

 

년 전 이곳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인 김홍남 씨가 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었을 때, 1392년에 시작된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 목구조인 한옥 형태로 짓고자 했다. 그러나 연구실로 쓸 수 있는 현대적인 지하층도 필요했다.

 

64세의 미술사학자인 김 박사는 보통의 미술사학자가 아니다. 그녀는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자 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이다. 그리고 현재는 비정부 환경ㆍ문화 보존 기구인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의 운영을 돕고 있다.

 

그녀는 또한 완벽주의자이며, 한옥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가부장제의 사회에 사는 한 여성이다.

 

여자가 작업 지시를 했을 때 시공자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물으니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모든 시공자들을 정말 괴롭혔어요. 그들은 평생 저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을 거예요. 제가 여러 곳을 재시공하게 했어요.”

 

부지를 둘러싸는 모든 벽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냥 보아서는 화강석 벽들이 땅에서 직각으로 솟은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외벽은 10도에서 15도 안으로 기울어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밖으로 기울어 보입니다.”라고 김 박사는 설명한다. “똑바르다는 것은 착시죠.”

 

그녀는 시공자들이 벽을 똑바로 세웠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철거하고 제대로 다시 시공하도록 했다.

 

2년의 시간과 1백만 달러(약 11억원)가 들었지만 그녀는 마침내 마음에 그렸던 집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두 채가 연결된 한옥이다. 한 채는 자신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한 채는 손님을 위한 것이다. 각각 약 1,600 평방피트(약 45평)에 약 533 평방피트(약 15평) 크기의 정원이 딸려 있다.(실제로는, 대지면적이 각각 112㎡(34평)과 119㎡(36평), 연면적은 131㎡(40평)와 119㎡(36평) 정도이다. - 역자주) 이 집은 전통건축의 훈련을 받은 지역 건축가 이문호 씨의 도움으로 2010년에 준공되었다.

 

그런데 왜 현대 주택이 아닌 한옥에 사는 것일까? 건축역사를 중요시해서, 아니면 한국 문화를 보존하는 방편으로? 또는 단지 외관 때문에? 김 박사는 “그것들이 모두 이유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제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이기도 하죠. 남부지방의 진주에 있는 한옥이었어요.”

 

물론 그녀의 집이 과거를 증거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녀는 현대식 욕실, 세련된 주방, 기구, 에어컨과 이중창을 설치했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면 그것을 알아차릴 수 없다. 그리고 내부에서도 현대적 요소들이 전통 목제 문으로 가려져있다.

 

전통 한옥에는 여흥을 위한 공간, 사랑채 영역, 안채 영역, 그리고 행랑채 영역이 있었다. 토토라는 15살짜리 시추와 함께 혼자 사는 김 박사는 한옥을 안채(본인의 주거)와 사랑채(게스트하우스)로 나누었다.

 

그녀의 침실은 위층에 있다. 그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래층은 수천 권의 예술 서적이 있는 서재다. 별도의 출입구가 있어서 그녀의 학생들은 길에서 서재로 직접 들어갈 수 있다.

 

그녀는 다른 채를 여흥 공간으로 사용한다. 위층은 손님방이고, 아래층은 순백의 주방을 갖춘 개방된 거실 영역이다.

 

집 전체에 소나무 격자 창살에 창호지를 붙인 유리를 끼운 반투명 문을 설치했다. 햇살이 격자 패턴을 통해 쏟아지면 마룻바닥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놀이가 계속된다. 방문자는 마룻바닥이 먼지나 신에 묻어 들어온 흙 알갱이가 없이 빛나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신을 슬리퍼로 갈아 신는 것이 한국의 관습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신을 나무 쟁반에 담아 툇마루 아래에 숨긴다. 그녀는 “한옥에 놓인 현대의 신발은 예쁘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툇마루에서 슬리퍼를 신고 그녀 옆에 앉아서 방문자는 이처럼 평화롭고 신을 벗은 생활의 기쁨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김 박사가 말하듯, “현대 건물에 있을 때 우리는 단절됩니다. 차가운 칸막이가 나와 바깥세상을 나누죠.” 그러나 한옥에서는 “자연이, 열린 하늘과 나무 냄새가 우리를 에워쌉니다. 그래서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죠.”

 

“한옥은 우리가 있기에 훌륭한 장소입니다.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