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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마을을 가다1·2 / 한필원
ㅣ 이상헌 기자
(ttong@busanilbo.com) ㅣ 2004-12-7 ㅣ [부산일보]
'한국의 전통마을을 가다'(한필원 지음/북로드/전 2권 각권 1만5 천원)에서는 온전한 의미로 자연과 유기적인 교감을 나누고,인간의 철학이 깃든 전통적인 공간 미학이 드러난다.
아무렇게나 집들이 들어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전통마을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놀라운 질서와 조화를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 경북 봉화의 닭실마을이 대표적이다.
안동 권씨 씨족마을인 닭실마을은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마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기 앞에 설 때처럼 집들이 서로 다른 집을 가리지 않은 채 조금씩 비켜서 있다.
집들이 서로 조금씩 몸을 틀어 뒷집에 햇 볕과 시선을 터줌으로써 일조권과 조망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 고 있는 것.
심지어 같은 집을 이루는 안채와 사랑채도 일조를 방 해하지 않도록 미묘하게 배열돼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런 배치가 정연한 하나의 도형을 따르고 있다는 점. 바로 자연 속에 내재된 질서체계인 황금비율이다.
황금비율에 파생되는 피노바치 수열,등 각 나선형과 같은 서양의 수학논리 체계가 한국의 전통마을에서 구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의 변천과정도 마치 유기체처럼 살아 움직이면서도 일정한 질서를 따르고 있었다.
조상들이 이런 서 구의 어려운 이론들을 알 턱이 없었을 게다.
결국 이를 무의식적 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 자체에서 마을 구성 논리가 자연의 섭리 를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에서 단서를 찾아 마을 공간을 구성한 사례는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경주 최씨 집성촌인 대구 둔산동 옻골마을. 뒷산 봉우리에 혹 같이 생긴 대암이란 바위가 이 마을의 건축 질서를 부여한다.
옻골마을을 일군 백불암 선생의 5대조인 대암 최동집의 호를 딴 대암 바위. 대암 바위는 종가인 백불고택의 재실과 대암의 신위를 모신 별묘와 일직선 상에 나란히 놓여있다.
이 한 줄의 축은 주거지를 관통해 마을 입구의 회화나무를 거쳐 마을 앞 연 못까지 이어진다.
백불암이 마을을 조성하면서 대암 바위를 조상 의 신체를 모시는 마음으로 모셨기 때문에 나온 공간 미학이다.
소설 '큰 바위 얼굴'에서 어니스트에게 그랬듯이,옻골 사람들에게 대암은 정신적 의지처였다.
전통마을에 대한 이런 안목이 맹목적인 전통 선호로 오해를 살 수 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끊임없이 그의 해석이 견강부회가 아닌지 되돌아본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거나,작은 오차 하나라도 꼼꼼히 계산함으로써 대암과 옻골마을,
닭실마을의 황금비례 원칙을 다시 증명해낸 것이 그런 예다.
이런 꼼꼼함으로 저자는 전통마을을 사상,
문화, 사회학, 환경생태학의 관점으로 읽어낸다.
성리학적 원칙이 마을 공간 구성에 영향을 미친 한개마을,토속성이 강한 주거공간에 평등한 삶의 조건이 구 현된 성읍마을,근엄한 양반과 일반 민중의 공간이 조화롭게 공존 하는 하회마을,
사회관계와 자연조건이 절묘하게 결합된 도래마을, 전형적인 농촌마을에서 발견한 환경친화적 해법이 내재된 원터마을 등 12곳의 전통마을이 저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박제된 전통마을이 아니라 미래의 이상적인 주 거공간 모델을 발견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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