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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마을을 가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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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ㅣ 2004-12-10 ㅣ [뉴스메이커]
한적하고 나무가 많아 공기 맑은 시골에 있다가 도시에 들어서면 맨 먼저 우리를 숨막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희부연 하늘, 경적을 울리며 쉴새없이 지나치는 차량들, 매연.... 이런 것들보다 우리 눈앞에 우뚝 솟아 있는 빌딩들이 아닐까.
자연숲과 어울려 있다가 도시의 빌딩숲을 마주치면 우선 답답하다. 비단 자연과 친숙한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도 한번쯤 강남대로를 따라가 보라.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네모 반듯한 빌딩들에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도시의 건축들은 대부분 주변경관이나 일조권-조망권 등을 거의 배려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설계자나 시공자들이 그같은 조건들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아무리 주장한다 해도 받아들이는 일반인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시골의 건축들은 자연친화적이고 인간의 생태조건에 걸맞게 되어 있는가. 예전엔 그런 건축이 많았을지 몰라도 지금은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모두 철거되고 시멘트와 도료가 범벅이 된 현대의 건축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의 문화가 숨쉬고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곳은 이제 '민속마을'로 지정된 몇몇 마을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가 강조하다시피 민속마을로 지정돼 있지 않은 마을은 갈수록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2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전통마을을 두루 답사한 후 내놓은 결과물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우리의 전통마을은 어떠한가. "마을에는 그곳에서 살다가 간, 또 여전히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이들의 따스한 숨결이 배어 있다. 그리고 마을에는 우리 건축의 정신과 역사가 새겨져 있다." 우리의 전통마을에는 인간의 따뜻한 숨결과 조상들의 지혜가 있으며 자연친화적인 질서와 조화가 곳곳에 배어 있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1~2권 총 4부에 걸쳐 12곳 마을의 주거공간과 건축형태, 건축들의 배치를 자상하게 해설해준다. 그리고 전체 마을에 담긴 의미를 펼쳐놓는다. 1권에서는 공간과 사람이 나누는 '조화의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는 마을을 돌아본다. 공간과 정신의 조화를 보여주는 대구 옻골마을, 곳곳에 선비정신이 짙게 배어 있는 경북 성주군의 한개마을, 주어진 자연조건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며 평등정신을 풍기고 있는 제주 남제주군의 성읍마을 등이 그런 곳이다. 2권에서는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질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마을을 답사한다. 전남 나주시의 도래마을은 자연과 사회의 합치를 보여주며 경북 봉화군의 닭실마을은 조화와 양보의 미덕이 어떤 것인지 잘 알게 해준다. 또한 충남 아산시의 외암마을은 불리한 입지조건을 극복하고 어떻게 아늑한 거주지를 만들 수 있는지 눈으로 보여준다.
저자가 우리의 전통마을을 돌아보고 그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우리의 삶터에 배인 정신과 지혜에 귀 기울이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저자는 참다운 주거공간이란 어떤 것인지 깨닫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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