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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마을에 배어 있는 숨결의 따스함'
ㅣ ㅣ 2004-11-30 ㅣ [굿데이]
"전통마을에는 그곳에서 살다간 또 여전히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이들의 따스한 숨결이 배어 있다. 그리고 우리 건축의 정신과 역사가 새겨져
있다."
한필원 한남대 건축학부 교수가 우리나라 전통마을을 답사하고 조사하면서 현장에서 기록한 내용을 정리한 `한국의 전통마을 가다1, 2'(북로드
펴냄)를 내놓았다.
한 교수는 1996년 전통과 현대, 아시아와 서구, 그리고 연구와 실무의 경계를 넘어 `좋은 삶의 장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아시아건축연구실(ATA)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소장 건축학자.
그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 마을을 찾아다녔다. 근대와 현재를 이해하고 건축계의 밝은 앞날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통을 탐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전통과 단절된 채 근대로 이행한 사례가 없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고건축-현대건축',
`한국건축-서양건축'이란 이분법으로 건축을 나누어 사고하고 있다며 그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흔히 전통마을이라 불리는 옛 마을들은 대개 성리학에 바탕을 둔 유교적 이상사회를 꿈꾸던 16세기를 전후해 조성된 것으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마을은 그 당시의 틀을 바탕으로 변화하고 변형된 것이다.
따라서 전통마을에는 질서있는 사회를 추구한 성리학적 이념이 스며들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을의 종가가 항상 마을 공간의 뒤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위계질서를 강조한 성리학의 위계성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전통마을에서 볼 수 있는 정자(亭子)는 자기 자신을 주체로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한 성리학의 확장적 개념에서 탄생한 산물이다.
그래서 저자는 전통마을을 찾아갈 때 짧은 시간이나마 거주자가 되어보라고 권한다. 밖에서 집을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많은
경우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앞을 살핌으로써 주거 공간 디자인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을의 내부에서 주변의 자연을 살피고, 주변의 산에 올라 마을을 포함한 넓은 지역을 둘러보면 마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책에서 저자는 사상과 문화, 사회학과 환경생태학 같은 주제에 따라 마을의 경관과 공간, 건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조사하고 그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친절하게 풀어준다.
책은 옻골마을, 한개마을, 낙안읍성, 성읍마을, 하회마을, 강골마을, 양동마을, 도래마을, 닭실마을, 원터마을, 외암마을, 왕곡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각권 316-356쪽. 각권 1만5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