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ㆍ미술ㆍ건축 특별한 만남 ㅣ 박정식 기자 ㅣ 2005-9-28 ㅣ [대전일보]

관객을 직접 찾아가는 열린미술관이 대전 원도심에 활짝 문을 열었다.
11월 20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는 ‘산책-건축과 미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전 대흥동 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대전지방보훈청 별관(근대건축물 등록문화재 100호) 건물 안팎을 미술작품들로 꾸몄다.


대전시립미술관이 근대문화유산건축물 기록사업을 담당하는 ATA(아시아건축연구실)와 함께 주최한 이 전시는 도시, 건축, 미술 3자의 만남을 주선한 자리다.

특히 전시장소가 예술과 문화의 향취가 남아있는 근대문화의 중심지 은행동, 대흥동이어서 대전 미술문화의 균형을 모색하는데 의의를 담고 있다.

시립미술관은 실내공간에 작가 6명의 작품들을 설치해 건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권종환의 ‘뿌리깊게 인식된 장소의 기억’은 솜으로 교실풍경을 재현해 과거로의 여행을 나타냈다.

유재중의 ‘노트’는 철로 용접한 사물로 공간과 공간의 소통을, 이동석의 ‘열정’은 조화(造花)의 이미지로 빈공간의 채움을 각각 표현했다.


전재홍 ‘소록도 신사’는 소록도의 건축물과 인물을 통해 한국근대의 암울한 역사흔적을, 이상봉 ‘교차로’는 석고 미니어처로 전시장 주변풍경을, 정장직 ‘페이스 드로우잉’은 도시인들의 다양한 얼굴을 기하학적으로 각각 전달하고 있다.

ATA와 유동조는 건물 앞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대전의 도시풍경과 도시의 흥망성쇠를 나타내는 영상물 ‘사이에서’로 야간도심을 장식했다.


대전지방보훈청 별관은 배한구 선생(1917-)의 작품으로 일성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한국전쟁 직후 1958년 농산물검사소 대전지소로 건립된 이 건물은 서양의 기능주의에 영향을 받은 한국 근대건축의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이다.

각 층은 계단실을 중심으로 ‘ㄱ’자형으로 배열된 기둥 없는 공간들을 짧은 동선으로 연결해 공간 사용과 기능성을 극대화시켰다.

방향에 따라 디자인을 달리한 루버(차양의 일종)를 설치해 직사광선을 조절하고 현관에 인조석 물갈기 판을 아치형으로 설치한 점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朴鄭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