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의 연출로 돋보이는 공간; LG 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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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highlighted with the play of materials; LG Caltex Research Center 

LG 칼텍스 연구소에는 시나리오가 담겨 있다. 친근하게 열린 연구소 건축을 추구한 건축가의 의지 그리고 공간에 명료한 성격을 부여하려는 건축가의 개념이 엮어낸 이 건축적 시나리오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 편의 이야기이다. 가로에서부터 건물로 둘러싸인 마당인 중정에 이르기까지 공간을 찬찬히 살피노라면, 우리는 그 이야기가 다양한 소재의 일관된 사용으로 더욱 풍부해졌음을 알 수 있다.

연구소 앞의 가로에서 우리는 아무런 장애 없이 커다랗게 열린 앞마당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예상 밖의 즐거운 놀라움이다. 앞마당은 전체적으로 검은 색과 베이지 색의 '잔 콩자갈' 바닥 그리고 밝은 회색의 '포천석' 띠가 만드는 격자형 패턴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네 개의 조명탑에서 시작한 유리블록은 바닥에서 계속 네 줄의 띠로 이어져 반달 모양의 검은 색 '마천석' 패턴과 만난다. '물갈기'로 매끈하게 마감된 이 낮은 데크까지 돌출된 '유리' 캐노피를 지나 현관에 이르면, 앞의 네 개의 조명탑과 짝을 이루는 네 개의 '알루미늄판' 기둥이 하늘로 솟아있다. 이렇게 앞마당은 사방으로 마냥 트인 듯 하지만, 실은 재료의 패턴을 통해 얻어진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우리를 건물로 이끈다.

건물의 로비 안으로 들어가면 눈앞에는 '인도 사암'의 육중한 벽체가 버티고 있고 로비는 양옆으로 길게 펼쳐진다. 그런데 시선을 좀 내리면, 그 벽체 아래로 밝은 중정이 새어 들어오며 로비와 중정은 바닥에서 '마천석 물갈기'의 마름모꼴 패턴으로 이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로비와 중정이 시각적으로 연계되니 비록 로비의 공간깊이가 얕지만 답답함은 없다. 마천석 바닥 사이를 뚫고 색색의 조명을 받으며,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안개 같은 물줄기를 뿜는 환상적인 분수가 있는 중정. 그러나 분수는 솟아오르지 않는다. 중정을 관조하는 마당으로 꾸미려 했던 건축가의 의도는 아쉽게도 실현되지 못한 것이다.

오른쪽이 뾰족한 긴 삼각형의 모양에다 이층 높이를 가진 로비. 그 바닥을 자세히 보면 '포천석'의 바탕 위에 '마천석'의 검은 띠들이 삼각형의 패턴을 더 강조하면서 우리의 관심을 오른쪽의 전시장과 계단으로 이끈다. 공간의 폭도 그 쪽으로 좁아지니 이끄는 강도는 더욱 크다. 한편 포천석 바탕의 삼각형 바깥쪽에는 '카페트'가 깔려 로비의 테두리를 이룬다. 삼각형 부분 두 종류의 화강석은 '버너구이'라는 방법으로 오돌토돌하게 마감되었는데, 이는 카페트와 함께 로비의 분위기를 좀더 따스하게 해준다.

LG 칼텍스 연구소 건축에서는 이렇게 공간 개념, 공간 형상, 그리고 재료의 패턴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 건물은, 건축재료를 한갓 못난 얼굴을 감추는 화장품 정도로 취급해온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위치: 대전시 유성구 문지동 104-4,5
·대지면적: 89,687.90 m²
·건축면적: 11,727.48 m²
·연면적: 14,756.90 m²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설계: (주)간삼종합건축사사무소
·구조: 철근콘트리트조
·외부마감: 화강석 버너구이, 알루미늄 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