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열린 마당에서 느낀 햇빛, 구름, 바람, 그리고 건축; 두리예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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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 Cloud, Wind, and Architecture felt in the Madang, Courtyard, of Doori Wedding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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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굳이 묻지 않아도 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삶의 의식을 치르는 그 순간에도 뒤쫓아오는 또다른 나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마음 졸이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이야기거리와 인상과 추억이 없는 결혼식, 그래서 결혼기념일조차 기억하기 힘든 것일까?

현대 도시에 사는 우리의 일상은 더없이 무미건조하다. 태어남. 결혼. 죽음. 이런 삶의 마디를 확인하는 중요한 의식들마저도 틀에 박힌 상품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이같은 삶의 모습과 우리의 건축은 과연 무관할까? 그렇지 않다. 뽐내고 밀치고 위압하는 건물들의 거만함 앞에서 우리는 주눅들어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빈틈없이 땅을 깔고 앉은 건물들의 탐욕에 숨막힐 듯하다. 이런 밋밋하고 탐욕스런 도시에 필요한 것은 삶의 배경이 되어주는, 그래서 우리를 돋보이게 하여주는 건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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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예식장은 가운데에 커다랗게 비워진 공간을 가지고 있다. 사실 우리는 예로부터 이런 공간에 익숙해 있다. 안마당이다. 거기에 서면 우리는 주목받을 수 있고 하늘과 건물을 배경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더이상 예식공장에 갇힌 화석이 아니다.

두리예식장은 차가운 벽면으로 안과 밖을 단절하지 않는다. 비워둔 안마당을 비롯해서 건물을 필로티(piloti)로 들어올림으로써 생겨난 높이가 다른 마당들을 통해 건물의 안과 밖, 그리고 실내외가 소통하며 교차된다. 또 안에 들어가면 골목길을 따라가듯 시선은 변화하고 발길은 어디로 이끌린다. 흥미있다.

이 건축의 중심은 안마당이다. 하늘로 열린 이 안마당이 있기에 햇빛과 구름과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한옥의 안마당이 그랬듯이, 그것은 둘러싸는 여러 공간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그 공간들을 적절히 나누고 또 연결한다. 안마당을 두르고 있는 것은 툇마루와 같은 회랑이다. 안의 예식공간에서 회랑으로, 그리고 밖의 안마당으로 이어지는 공간의 켜를 가진 이 건축을 오르고 내리고 바라보면서 어떤 이는 의식을 기다리고 어떤 이는 의식을 준비한다.

우리는 두리예식장에서, 바닥면적만 늘리면 그만이라는 천박한 상업건축이 얼마나 답답한 것이었나를 깨닫게 된다. 그렇게 조금의 여유도 없이 닫혀버린 공간은 우리로부터 느끼고 생각할 여유를 앗아가 버렸다. 이제 우리도 감동받을 만한 좋은 장소를 이 도시의 곳곳에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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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 축 개 요   ]  

· 위       치 :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16-12, 233-237번지 · 지역지구 : 주거지역
· 대지면적 : 3.159  m2 ·  건축면적 : 1,156.96  m2 · 연  면 적 : 8,236.05  m2
· 건  폐 율 : 40.24  %      ·  용  적 율 : 166.2  % · 규      모 : 지하 2 층 , 지상 5 층
· 구      조 : 철근콘크리트 ·  주요마감 : 적벽돌 치장 · 준공연도 : 1990년

                                                                                                                                                                 사진자료 : (주)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