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 이미지보다 더 중요한 것; 변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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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on - dong Catholic Church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는 건축을 보는 관점에 적지않은 차이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일반인이 건축가들에 비해 건축을 이미지로 파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특히 종교건축의 경우, 사람들은 건물에서 곧장 종교적 이미지를 찾는다. 그리고 그러한 이미지가 쉽게 연상될 때 사람들은 그 건물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들도 이미지를 중시한다. 설정한 이미지로부터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것은 건축가들에게 익숙한 설계방법이다. 무엇보다도 건축가는 자신이 설계한 건물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읽혀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그러나, 건축가들은 이미지의 구현에 몰두하는 것이 자칫 '건축적 질'의 희생을 가져올 수도 있음에 유의한다. '이미지의 건축'이 건축을 왜곡시켜 저급한 건축으로 추락시키는 함정이 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이미지 중의 하나는 '전통 이미지'이다. 전통이란 현재의 창조적 행위가 누적되어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당장 볼 수 있는 '전통'을 성급히 요구한다. 단절된 전통에 대한 반대급부를 찾기 때문일까? 전통의 이미지는 특히 종교건물에서 선호되어왔는데, 이는 그것이 권위를 연상시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기독교 건축의 경우, 우리가 찾은 전통은 바로 서양건축의 전통, 그 중에서도 고딕양식이었다. 이 시대의 주목받는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변동성당도 그런 면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 성당은 누구에게나 서양의 중세적 이미지로 비춰진다. 고딕성당의 측벽을 지지하는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tress)를 연상시키는, 돌출된 벽체들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이 성당의 몸체는 중세적인 권위를 주변으로 발산한다.

그러나 변동성당이 우리에게 주는 깊은 느낌은 다른 데서 오는 듯하다. 그것은 바로 특징적으로 처리된 진입공간이다. '밀집된 도시 속에 자리잡은 신성한 공간으로의 접근.' 이에 대한 해답으로 건축가는, 세속적인 가로에서 성스런 공간에 이르는 과정을 ''로 만들어내었다. 무질서한 세상에서 천국으로 이르는 계단과도 같은 이 길이 있기에, 아무리 세상사에 좇기는 사람도 바로 종교의식에 뛰어들 수는 없다. 윗층으로 한바퀴 도는 듯 진입하는 전면으로 접근하든, 길고 좁은 골목길을 오르는 후면으로 접근하든, 그는 마음의 준비를 요구받는다. 이 성당의 진입방식은 성스런 의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성찰의 여유'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변동성당이 주는 건축적 감동은 이미지보다 진입부의 건축적 처리에서 얻어진다. 이제 건축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이미지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도대체 언제까지 고딕성당을 지을 것인가?

 

 

[    건 축 개 요   ]

·설계: 종합건축사사무소 TSC 승효상 ·대지위치: 대전시 서구 도마동 19-32
·대지면적: 2,166m2 ·건축면적: 930m2

·연면적: 2,926m2

·건폐율: 42.9% ·용적율: 121.4%
·구조: 철근콘크리트 라멘조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준공연도: 1992년 ·외부마감: 적벽돌 치장쌓기